안젤리나 졸리가 받은 유방절제술, 유전성 유방암이 뭐길래...

한국 유방암 중 7%의 환자가 겪고 있는 ‘유전성 유방암’, 가족의 건강과 직결

최근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는 소천한 모친께서 유방암에 걸려 오랫동안 고생했다고 언급하며 유전성 유방암에 걸릴 위험을 사전에 예방코자 양쪽 유방 절제 수술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안젤리나 졸리가 받은 유방절제술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녀가 절제술을 감행하게끔 만든 ‘유전성 유방암’, 과연 한국에선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의 유방암 중 7%를 차지하고 있는 유전성 유방암

유방암은 한국에서 연간 1만 6,000여명이 새로 진단되고 있으며, 이 중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로 연간 1,000여명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드물지 않다. 가족 중 유방암 및 난소암의 병력이 있는 환자가 있을 시, 유전성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고려대학교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정승필 교수는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 효과가 우수하고, 조기에 발견한 유방암의 경우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고 강조하며, “유전성 유방암은 젊은 나이에 발생하기 쉽고, 양측 유방에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개인뿐 아니라 가족에 관련된 질환이므로, 유전성 유방암이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고, 주의깊은 정기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방 또는 조기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전성 유방암이 일어나는 원인은?

유전성 유방암은 BRCA1과 BRCA2이라 불리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는 원래 유방암을 억제시키는 유전자이지만,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기능을 상실하여 유방암 뿐 아니라, 난소암, 췌장암, 위장관암 등을 일으키며 세대를 통해 유전되므로 주의를 요해야 한다.

특히 가족은 유전자 뿐 아니라 생활 방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친으로부터 유방암발생 유전자를 이어받지 않은 경우에도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에 가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가족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5-20% 이며 이런 경우에도 가족 구성원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유전성 유방암, 예방을 통한 조기 검진과 치료가 우선

BRCA1,2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 유전성 유방암은 젊은 여성의 양측 유방에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젊은 나이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시행하여 조기 발견 및 치료를 하여야 한다. 가족 중 유방암병력이 있는 돌연변이 고위험군의 경우 18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시행하며, 25세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전문가에 의한 유방 진찰, 1년마다 유방촬영 등 영상학적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고위험군의 경우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화학적 예방법, 양측 유방을 절제하고 복원 수술을 시행하는 예방적 유방절제술, 예방적 양측 난소 절제술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개개인마다 처한 상황 및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시행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유전성 유방암이 의심되는 경우 전문가에 의한 유전상담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와 의사간에 충분한 이해와 동의가 있을 경우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이와 동시에 유방암의 발생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상담이 진행된다.

환자 본인 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까지 생각해야

유전성 유방암은 개인뿐 아니라 가족관계,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결과에 따라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생에 걸친 경과관찰 및 가족에서의 발생을 예방, 조기 발견, 치료하여야 한다.

고려대학교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배정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질환에 대한 부족한 인식으로 인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죄의식을 갖는 경우가 아직 많이 있다”고 강조하며, “환자 본인 뿐 아니라, 후손들이 올바른 치료를 받기 위해서라도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분들은 전문가에게 유전상담 및 유전자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유방내분비외과 배정원 교수, 유방내분비외과 정승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