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당뇨발의 치료를 어렵게 하는 네 가지 대표적 요소가 있는데 혈액순환부전(vascularity), 세균감염(infection), 신발 등에 의해 발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pressure), 그리고 창상치유의 원천(source), 즉 세포들의 기능부전이다. 이들 네가지 요인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VIPS"라고 한다.
 

같은 당뇨발이라도 환자마다 그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 4가지 요소 중 각 환자에게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진단하여 이 부분에 대한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간단치 않은 내용이지만 각각에 대하여 본 센터의 진료방법 중 대표적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 혈액순환부전(Vascularity)

일반환자의 경우 도플러나 혈관조영술 등으로 하지의 혈액순환을 측정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치료방침을 정하나 당뇨발은 다르다. 당뇨환자의 경우 혈액순환은 만족스럽더라도 미세혈관벽의 이상 등 여러 원인으로 혈액에 있는 산소가 창상부위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경피산소분압(혈액의 산소가 혈관을 빠져 나와 실제 창상이 있는 피부조직으로 전달되는 산소의 양)을 동시에 측정해야 한다. 창상부위의 경피산소분압이 30~40mmHg이하면 이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선행해야 한다.

치료는 침습적이고 환자에게 커다란 수술적 부담이 따르는 혈관우회이식술(bypass graft) 보다는 경피적동맥확장술을 주로 시행한다. 특히 환자의 전신상태가 혈관우회이식술을 감당해 낼 수 없는 경우는 선택의 여지도 없다. 경피적동맥확장술은 덜 침습적이고 재원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더 적은 비용이 드는 등 장점이 많고 필자의 경험상 결과도 만족스럽다. 또한 창상부위로 산소공급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고압산소치료도 병행하며, 환자마다 발의 높낮이에 따른 경피산소분압을 측정하여 각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발의 자세를 취하게도 한다.

▷ 감염(Infection)

일반창상의 감염은 증상 및 이학적 소견으로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당뇨발 환자들은 전신상태가 양호하지 못하여 세균침입에 대한 적절한 방어기전인 염증반응을 작동하지 못하게 되므로 염증소견으로는 진단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창상감염에서 증가하는 백혈구 수치도 당뇨발 환자에서는 정상범위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므로 당뇨발 환자에서 감염의 진단은 미생물배양검사 등 좀 더 직접적이고 객관적 자료에 근거해 내려져야 한다.
 

골조직 등 창상의 심부조직에서 얻은 검체의 미생물배양검사에 의해 정확한 세균의 종류를 찾고, 이 세균에 효과가 있는 항생제로 감염 정도에 따라 필요한 기간만큼 치료를 해야 완치가 가능하다. 또한 당뇨발의 경우 창상이 오래되어 감염이 안으로 침범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외과적 절제술도 필요하다.

▷ 압력손상(Pressure Injury)

당뇨환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신경기능에 이상이 온다. 운동신경의 퇴화로 인해 발모양이 변형되고 보행 시 발바닥의 일부분에만 압력이 집중적으로 가해지게 된다. 더불어 감각신경의 퇴화로 발에 감각도 떨어지므로 보행이나 신발에 의한 발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피부괴사가 진행된 후에 알게 된다. 많은 경우 자율신경의 기능도 저하되어 땀이 덜 나게 되므로 발의 피부가 갈라지고, 갈라진 사이로 세균이 침범하여 감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본 센터에서는 모노필라멘트 검사(monofilament test)로 신경기능 이상을 진단하고 창상부위가 압력을 받지 않도록 창상이 접하는 신발 부위를 오려낼 수 있는 당뇨발 환자용 신발을 주문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 창상치유 원천 세포들의 기능 감소

아무리 혈액순환이 좋고, 감염도 없으며, 압력손상을 피할 수 있는 경우라도 이는 창상치유를 위한 기본적인 여건이 형성된 것일 뿐 이들만으로 창상이 치유되지는 않는다. 창상 자체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창상 주위의 세포들이 분열하고 세포외기질을 합성하여 결손된 부위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창상치유의 원천인 세포들의 기능이 심각하게 감소되어 있다면 창상치유는 불가능하다.

본 센터에서는 알부민, 단백질, 무기질, 각종 비타민 등 창상치유에 필수적인 각종 인자의 결핍을 각 환자별로 진단하여 이를 보충하는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또한 기능이 활발한 자가 혹은 동종 세포들을 창상부위에 뿌려주어 저하되어 있는 당뇨발 환자 세포의 기능을 증진시켜주는 세포치료를 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이상 열거한 당뇨발 환자들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들은 일반병원에서 시행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많다.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1~2주 치료해 보면서 창상이 호전되는 즉 창상크기가 줄어드는 양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창상크기에 변화가 없다면 뭔가 현재 치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하여 창상으로 인해 발을 절단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글┃성형외과 한승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