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500여명의 환자 치료하고, 의약품 및 진료기재 아유부 병원 등에 기증해
재난민, 주거환경과 위생상태 극도로 불량해 파키스탄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절실

고려대의료원 해외의료봉사단(단장 김승주 · 안산 외과)은 아보타바드와 발라코트 등 파키스탄 대지진 피해지역에 대한 11박12일 동안의 의료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11월 5일 새벽 5시경에 귀국했다. 
봉사단은 아보타바드의 허브병원인 아유브종합병원 앞마당과 지진 피해로 5만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지진의 핵 발라코트 지역에 야외 진료소를 열어 3,500여명의 환자들을 돌봤다. 그중 40%가 15세 이하의 아이들이었다.
의료진은 지진피해로 엄마를 잃고 왼손과 이마의 피부가 벗겨진 생후 6개월된 자완의 상처를 꿰매주는가 하면 처방전을 들고 전전하던 까스(8)도 치료해줬다. 학교가 무너져 반 친구들이 모두 죽은 뒤 오른쪽 다리를 잃고 살아남은 오스마네리(8)에겐 스테인리스 클러치를 선사했다. 또 지진으로 부인과 큰 딸, 집을 잃고 히말라야산맥 자락에서 살아가던 누르흐만(33)씨에겐 분유와 텐트를 선물했다.
봉사단의 활동이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봉사단의 야외병원은 문을 열기도 전에 수백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압둘라(29)씨는 “한국 의사들이 가장 치료를 잘 한다는 소문을 듣고 멀리 만세라에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2일 오후 마지막 진료를 마친 봉사단은 아유브종합병원 현관에서 사랑의 의약품 기증식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승주 단장은 자피에 후세인 아유브종합병원 원장에게 의약품 목록이 담긴 약정서를 전달했다. 
김 단장은 “멀리 타국에서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의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파키스탄 정부와 병원측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자페르 원장도 “의료활동을 지원해 준 것만도 고마운데 귀중한 의약품까지 선물해줘서 기쁘기 그지없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기증한 의약품은 항생제, 진통소염제, 해열제 등 약품과 청진기, 혈압기, 클러치 등 진료기재가 포함돼 있다. 일부 의약품은 현지에서 의료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경찰병원측에 기증했다. 
봉사단은 9박10일 동안 진행된 의료활동에 심신이 지쳤지만 환자를 두고 떠나는 것에 대해 걱정이 앞섰다. 노경선(구로 정형외과) 전임의는 “직접 상처를 보고 수술까지 해준 한 청년을 두고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효경(안암 82병동) 간호사도 “말이 통했다면 더 많은 위로의 말을 해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현지 주민들은 봉사단의 철수를 아쉬워하며 악수를 청하는 등 석별의 정을 나눴다. 아비드(20)씨는 “더 오래도록 환자들을 치료해줬으면 좋겠다”며 “모든 파키스탄인들을 대신해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경의를 표했다. 
김승주 단장은 “의료활동도 중요하지만 하루빨리 공공시설과 주택 복구가 필요할 것 같다. 주거환경, 생활환경 등 위생상태가 불량해 우리가 떠난 뒤가 매우 걱정된다. 이제 파키스탄 정부가 앞장서 재난민 들에 대한 체계적인 보건관리와 복구체계를 확립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며 “총 12일 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한 21명의 단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