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료봉사단, 슬픔의 땅에 희망과 사랑심어 슈끄리아! 연발

하루 평균 500여명 진료실시, 치료 뿐만아니라 분유와 텐트 등 생필품 등 전달하기도  

<아유부병원 앞마당 진료소>

고려대의료원 해외의료봉사단(단장 김승주․ 안산 외과)은 파키스탄 북부 아보타바드 아유부병원 앞마당과 발라코트 야외진료캠프에 개원한 ‘아름다운 병원’ 두 곳이 현지인들에게 코리아 인술을 전하는 ‘사랑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뿐만 아니라 비통에 잠긴 지진 피해자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주 단장진료장면>                                    < 허준용 부단장 수술장면 >

아보타바드와 발라코트의 야외병원 두 곳엔 매일 평균 500여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의사들의 실력이 현지병원보다 좋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현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도 고대 의료봉사단을 찾고 있을 정도다.

눈이 퉁퉁 부어올라 고열까지 겹친 까스(8)는 현지병원에서 ‘안과치료를 받아 보라’는 진단을 받고 헤매다가 뒤늦게 고대의료봉사단 진료캠프를 찾았다. 김승주(안산 외과) 교수는 간단히 째는 수술로 아이의 상태를 호전시켰다. 

<외상환자 치료장면>

매일 밀려오는 환자들 때문에 의사 6명, 간호사 6명, 약사 3명 등 의료진들은 피곤에 절어 있지만 좀처럼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 무뚝뚝한 파키스탄 사람들이 “슈끄리아(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면 힘이 난다고 전했다. 김시완(안암 가정의학과) 전공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의료서비스만 최고가 아니다. 봉사단은 생활환경이 열악한 주민들에게 분유와 텐트 등 생필품을 현지에서 구입해 기꺼이 나눠주고 있다. 

발라코트의 고대의료봉사단을 찾은 생후 2개월짜리 압둘라가 그렇다. 히말라야산맥 자락에 살고 있는 압둘라는 지진 피해로 엄마를 잃고 아빠와 살고 있기 때문에 젖을 먹을 수 없었다. 아빠가 염소젖을 먹인 게 탈이나 고열과 탈수 상태가 돼 무려 5시간이 걸어 내려와 고대의료봉사단을 찾았다.

딱한 사정을 들은 의료진은 압둘라 가족에게 분유 4통과 생수, 텐트 등을 선물해줬다. 분유 4통은 현지인이 보름 동안 일해야 살 수 있는 귀한 물건이다. 압둘라의 아빠 누르흐만씨는 “고맙다”는 말을 쉬지 않았다. 또 엄마를 잃은 생후 6개월짜리 자완에게도 수술을 해줬을 뿐 아니라 분유와 따뜻한 스웨터 등을 선물했다.

발

<발라코트 대지진현장>

봉사단이 야외진료를 펼치고 있는 발라코트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북쪽 200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이번 대지진 피해로 5만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90%의 가옥이 붕괴된 최대 피해지역이다. 또 다른 곳인 아보타바드의 아유브종합병원은 1,200병상을 갖춘 파키스탄 북부의 허브병원이지만 의료수준은 우리나라의 1960년대 수준이다. 

김승주 단장은 “봉사를 하기 위해 온만큼 최선의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지진으로 인해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현지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봉사활동을 마지막 날까지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