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만 6천 5백 명의 환자를 살리는 의사가 되길”

고려대 의대, 2016학년도 두 번째 ‘생각의 향기’ 강연 성료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이홍식)은 지난 8일 오후 1시 10분 의대본관 유광사홀에서 김영수 사학자를 초청해 두 번째 ‘생각의 향기’ 강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날 연사를 맡은 김영수 사학자는 사마천의 <사기>를 30년 간 연구해 왔으며, 사마천 장학회 설립, 한국 사마천학회 상임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사마천 전문가’다.

강연 시작에 앞서 김영수 사학자는 사마천의 <사기>를 읽어본 학생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면서 누구나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읽어본 사람은 없는 책이라며, ‘삼국지 백 번 읽는 것 보다 사기 한 번 읽는 게 낫다’고 그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사기>는 3천 년 중국 역사를 풀어낸 ‘절대 역사서’다. 사마천은 이 책을 위해 반역 죄인으로 몰리는 등 시대적인 아픔과 궁형이라는 지독한 결단을 내림에도 불구하고 19년 간 집필에 전념했다. 그 결과, 한자로 무려 52만 6천 5백 자를 새겨 130권으로 엮은 <사기>를 완성했다. 이처럼 사마천은 정의롭게 행동하고 지식인으로서 공명을 세우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김영수 사학자는 <사기>에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인간에 대해 고뇌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가 권력가나 정치가가 아닌 일반인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이 중심이 아닌 개인의 사리사욕에 눈이 먼 한국 권력사회를 비판하며, 진정한 지식인인 사마천의 <사기>야 말로 정의가 사라진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영수 사학자는 ‘희대의 난서’라는 별칭이 붙은 <사기>가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 달 발간한 저서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편-사마천, 삶이 역사가 되다>가 학생과 저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서술하는 문답형식을 취한 것.

강연을 마치며 김영수 사학자는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잃는 아픔을 겪고 52만 6천 5백 자의 글을 완성한 사마천처럼 52만 6천 5백 명의 환자를 살리는 의사가 되라”고 당부했다. 또한, “<사기>를 꼭 읽어 의료인으로서의 올바른 마음가짐과 삶에 대한 혜안을 가져라”고 덧붙였다.

임춘학 의과대학 교육부학장은 “생각의 향기는 인문학적 소양을 기룰 뿐만 아니라 의술이 아닌 인술을 펴도록 도와 타 의대에서 벤치마킹 할 정도로 귀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강연으로 학생들의 인문학 소양을 고양시키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각의 향기’는 미래 지도자가 될 고려대 의대인들이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연사들을 통해 사람과 사회에 대해 균형 잡힌 인식과 풍부한 감성을 기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의학과 1, 2학년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문학 교양강좌다. 또한, 올해부터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및 교원도 강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