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꿈과 희망을 가지세요!"

정진석 추기경, 구로병원 찾아 환아들에게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 전해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이 고려대 구로병원을 찾아 뇌종양으로 생사를 기로에 선 한 소녀를 위로하고 입원해 있는 환아들을 위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4월 27일 오전 10시경 구로병원을 방문해 2008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중인 임하연(17세)양을 위로하기 위해 깜짝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의 도움으로 평소 하연이의 ‘교황님과 추기경님을 뵙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이뤄졌다.

김우경 원장은 “아픈 환아들을 위로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주신 추기경님께 감사드린다. 환아들에게 그 무엇보다 큰 용기와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방문당일 하연이는 의사소통조차 힘들정도로 상태가 급속도록 악화됐다. 정진석 추기경은 힘겨워하는 하연이에게 바티칸서 알현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사진을 액자로 담아 묵주과 함께 선물하면서 “하연이의 소원대로 교황님과 내가 함께 왔다”며 위로했다.

추기경은 이어 하연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따뜻한 위로의 말과 함께 안수기도를 했다. 하연이는 떨리는 음성으로 나직하게 ‘아멘, 아멘’를 외치며 화답했다.

하연이의 어머니는 “하연이가 자신이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며 추기경님 오시면 꼭 말씀드려달라”면서, “비록 자신이 몸은 아프지만 하느님안에서 평화와 사랑을 받아 행복하다. 나 아닌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와 사랑이라는 선물을 꼭 전해달라”는 하연이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이미 하연이의 깊은 뜻과 소원, 기도를 하느님이 지금 다 듣고 계시다면서, 저 역시 하느님께 하연이를 위한 기도를 계속해서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날 저녁 하연이는 세상을 떠났다. 자신을 위한 깜짝파티를 위해 찾아준 메이크어위시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신이 아닌 가족들의 선물을 부탁했다. 자신을 위해 얼마 전 세례를 받은 아빠의 금연을 바라는 금연패치, 오랜 간병으로 자신을 가꾸지 못하는 엄마를 위한 화장품, 그리고 몸이 아파 잘 놀아주지 못한 어린 동생을 위한 장난감이 그 것. 하늘로 떠나기 전까지도 오로지 자신이 아닌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하연이의 따뜻하고 아름다움 마음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추기경은 환아들을 위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추기경은 “질병과 고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위로와 인사를 전한다”면서, “고통과 어려움 중에서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신다.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꿈과 희망을 갖고 힘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이어 “질병으로 아파하고 있는 우리 친구들을 기억하며 여러분의 건강과 회복을 위해 기도하겠다. 또한, 친구들을 돌봐주시는 부모님과 가족들, 의료진 여러분들에게도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