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춤으로 암 극복, ‘아주 유쾌한 노래교실’

고대 구로병원, 유방암 환우 위한 정기 노래교실 열어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유방암 환우들을 위한 ‘아주 유쾌한 노래교실’이 열렸다.

노래교실에 참여하기 위해 밝은 표정과 기대에 상기된 중년의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였고, 두 어린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찾은 젊은 여성도 눈에 띄었다. 이렇게 모인 유방암 환우가 노래 교실을 가득 메웠다. 유방암센터 서재홍 교수와 우상욱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도 함께 노래를 배웠다.

이 노래교실은 단순한 노래를 배우기 위한 목적 뿐 아니라 음악을 통해 자신감의 회복과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한 치료의 일환으로 음악치료 전문가인 조현 박사가 초빙되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이 노래교실은 지난 6월 1일 시작해 이번이 세번째다. 상반기에만 총 8주간 진행되며, 하반기에는 총 12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현 박사는 먼저 친해지지 게임과 율동배우기를 비롯해 재미난 이야기로 흥미와 박수를 유도하는 등 레크레이션으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첫 주에 ‘노래로 친해지기’를 주제로 배운 변진섭의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에 이어 지난주부터 주제는 ‘나는 가수다’시리즈. 유방암 환우들과 의료진들은 매주 선곡을 달리해 노래를 배우고 열창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암센터 서재홍 교수는 “유방암은 한번 발병하고 나면 수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 중에 하나로, 힘들고 오랜 치료기간과 가슴상실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기 쉽다”면서, “이러한 유쾌한 노래교실은 환우분들의 심리안정을 돕고 치료의지를 북돋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래교실에 참가한 이은선(53세)씨는 “지난해 유방암 1기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을 때만 해도 마냥 두렵고 무섭기만 했다”고 회상면서,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까지 빠질 때는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였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이어 자신의 휴대폰에 담긴 짧은 머리를 보여주며 “하지만 이제는 치료가 잘 되어 머리도 기르고 파마까지 했다”면서, “노래를 너무 좋아해 집안일을 하며 항상 흥얼거린다. 오늘은 마치 가수가 된 듯 노래 부르면서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노래를 배우며 즐거움을 찾고 속에 있는 이야기들도 나눌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암센터 우상욱 교수는 “최근 암 치료는 의료진 중심의 수동적인 것에서 환자 중심의 능동적 치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환자들이 이렇게 직접 참여하고 즐거움과 고통을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삶의 질을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은 고려대 구로병원과 사노피아벤티스, 여성환경연대가 함께 하는 암환우 지원 재능기부캠페인의 일환으로, 환우들에게 기분 좋은 휴식 시간과 유쾌한 만남의 자리를 통해 서로 함께 지지와 격려를 나누자는 취지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