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불자회, ‘야외진료소’ 열어 300여명에 사랑의 인술 실천

스리랑카 등 외국인근로자 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 돌봐

고려대의료원 불자회(회장 김우주 · 구로병원 감염내과)가 4월 15일, 안산시 반월공단 내 ‘오주구 운동장’에 사랑의 진료소를 일일 개원해 300여명의 스리랑카 이주 노동자들에게 국경을 넘은 사랑과 자비의 인술을 펼쳤다.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스리랑카 최대 명절을 자축하기 위해 안산 공단 및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스리랑카 근로자 약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차려진 야외진료소에는 사랑의 인술을 기다리는 외국인 근로자들로 하루종일 인산인해를 이뤘다.

휴일도 잊은 채 의료봉사에 매진한 30여명의 고려대의료원 불자회 봉사단은 내과, 정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 각 전문분야별로 파트를 구성, 숨 돌릴 틈도 없이 진료를 이어가며 수많은 스리랑카 근로자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꼼꼼히 살폈다.

봉사단장인 김우주 교수는 “이 땅에서 이주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이상으로 힘든일이다. 이들 대부분이 현장근로자로 경제적 상황이 열악하고 말도 통하지 않아 평소 병원에 갈 엄두도 못 내는 형편에 처한 노동자들이 많다”면서, “낯선 타국에서 고생하고 있는 이들에게 우리의 활동이 조그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행사 개최의 취지를 말했다.

소파 공장에서 근무하다 오른손목과 어깨를 다친 와산드(남, 37세)씨, 박스제작공장에서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걱정이 태산 같은 가마디르드(남, 27세)씨, 알루미늄을 제작하는 철강회사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 부작용으로 생긴 두통과 불면증을 호소하며 울먹이는 사만(남, 31세)씨 등은 우리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우리의 이웃이요 친구들 이었다.

주물제조 공장에서 일을 하다 만성두통과 피부가려움증을 얻게 되어 사랑의 진료소를 찾은 사만드(남, 28세)씨는 “크고 작은 부상과 상처에도 그냥 참고 넘어갈 수 밖에 없는게 우리의 현실인데 이렇게 직접 찾아와 진료해주고 약을 주니 더없이 고마울 따름이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성화정(안산병원 ·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현장에서 치료가 가능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진료 당일 적절한 치료를 해주었지만, 장기치료를 요하는 사람들에겐 나중에 병원을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으라고 말할 수 밖에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또한, 박종훈(안암병원 · 정형외과)교수는 “힘들고 궂은일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외국인근로자들이지만, 몸이 많이 상해있어 마음이 아팠다”며 “주로, 허리통증 및 손가락, 손목, 어깨 등의 관절부위의 건강상태가 특히 좋지 않아 향후 지속적인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야외 진료소로 몰려드는 수많은 인파들을 질서 있게 정리하고, 300여명의 환자들을 접수, 검사, 진료, 투약까지 별다른 혼잡 없이 치료를 받게 한 것은 5명의 의료진외에도 간호사, 약사, 행정직 을 비롯한 호스피스 봉사단, 보문선원 봉사자, 어린이 봉사자 등 총 50여명의 인원이 ‘사랑과 자비의 인술실천’ 이라는 가치로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의료봉사를 진두지휘한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무엇보다 이렇게 나눔의 실천에 동참해준 불자회 회원들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의료원 불자회 여러분들과 보문선원을 비롯한 불교단체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인술을 통한 사랑과 자비의 실천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 불자회 ’고의불’은 창립이후 현재까지 100여명의 회원과 함께 법회 개최, 의료봉사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올해 7월에는 일반인들도 참가할 수 있는 대규모 템플스테이와 의료봉사를 계획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