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부르는 시한폭탄, 복부비만

과도한 에너지 섭취와 운동부족이 복부비만 부른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식생활이 궁핍한 시대를 겪어오면서, 비상시를 대비하여 몸 안에 에너지를 저장하도록 세대를 거듭하면서 유전적인 특징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유전적 특징은 오늘날과 같이 먹을 것이 풍부한 세대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비만이라는 새로운 질병을 낳게 하였다. 과도한 에너지의 섭취와 운동 부족과 같은 에너지 소비의 감소는 점차적으로 몸 안에 과잉 에너지를 남기게 되고 이는 지방이라는 형태로 몸 안에 축적되는데, 그 중 뱃속의 내장 기관이나 이들 기관 사이에 쌓이는 형태의 지방을 ‘내장지방’ 이라고 부르고, 내장지방으로 인한 비만을 ‘내장비만’ 혹은 ‘복부비만’ 이라고 부른다.

인체 내에 지방이 쌓이는 공간은 내장지방 외에도 피하지방이라는 것이 있는데, 피하지방은 상대적으로 내장지방에 비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같은 지방의 축적으로 인한 비만이라 하더라도 내장비만이 피하지방형 비만보다 훨씬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내장비만은 흔히 사과형 비만이라고 부르는데, 사람의 모양이 마치 사과처럼 윗배부터 불러오기 시작해서 아랫배까지 둥그런 형태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피하지방형 비만은 주로 여성에게 흔한데 배형 비만이라고 부른다. 이는 하복부에만 지방이 몰려있어 마치 서양배처럼 아래쪽만 불룩한 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내장비만의 원인은 섭취한 에너지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내장지방의 축적을 가져온다. 음식 섭취에 비해 운동량이 너무 적어도 에너지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어 잉여의 에너지가 체내에 축적되게 만들고 이것이 바로 내장지방으로 쌓이게 된다. 일단 내장지방의 침착이 시작되면, 내장지방세포에 붙어 있는 각종 수용체들로 인해 내장지방은 좀처럼 분해되지 않고 지방을 계속 쌓게 하려는 성질이 생기게 되어, 점차적으로 내장지방이 더욱 많아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트레스 수용체와 부교감 신경 수용체이다. 스트레스만 받아도 살찐다는 표현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스트레스 수용체가 풍부한 내장지방은 스트레스 호르몬에 반응하여 스스로 내장지방의 양을 늘릴 수 있다. 부교감 신경 수용체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부교감 신경이 증가되는 상황, 즉 많이 움직이지 않고 편안한 상태가 장시간 유지되어도 마찬가지로 내장지방은 스스로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자율신경계인 스트레스 호르몬과 부교감 신경의 적절한 균형이 내장지방을 조절하는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내장지방과 이로 인한 복부비만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쉽게 간과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여러 가지 생리활성물질이 동맥경화와 인슐린저항성을 유도하여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고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대사증후군을 초래한다. 결국 복부비만으로 인한 인체 변화로 인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대사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다가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 이상이 나타나고, 궁극적으로는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야기된다.

복부비만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소위 FAT CT라고 불리는 CT 촬영을 통해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의 비율을 구하는 방법을 쓰기도 하지만, 이는 값비싼 기기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손쉽게 내장비만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허리둘레를 측정하여, 남자의 경우 90cm 이상, 여자의 경우 80cm 이상이면 내장비만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비율은 실제 임상에서 많이 쓰이는 내장비만의 진단기준으로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이 남자의 경우 0.9 이상, 여자의 경우 0.85 이상이면 내장비만으로 진단할 수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거나 체질량지수가 정상 범위인 사람에게서도 내장지방의 축적은 일어날 수 있어서 실제로 몸무게가 정상범위이면서도 내장지방만 축적되어 있는 소위 ‘마른비만’도 최근에는 증가하고 있으므로, 체중이 정상이더라도 내장비만은 주의해야 한다.

- 대한비만학회 진단기준 -
1. 허리둘레 :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
2. 혈압 : 수출기 혈압 13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85mmHg 이상
3. 공복혈당 : 110mg/dL 이상
4. 중성지방 : 150mg/dL 이상
5.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cholesterol) : 남성 40mg/dL 미만, 여성 50mg/dL 미만

위의 다섯 가지 기준 중 세 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대사증후군이란 여러 가지 대사성 질환을 묶어서 부르는 말로서 인슐린 저항성이 공통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인슐린 저항성을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내장지방으로 인한 내장비만이다. 대사증후군의 결과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스스로 대사증후군에 걸렸음을 알아차릴만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주기적인 혈액검사를 포함한 진찰을 받아서 확인하기 전에는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자신이 대사증후군에 해당되는가를 주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사증후군 외에도 내장지방으로 인한 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간으로의 지방 유입이 늘어나 지방간이 유발된다. 염증성 질환에 이환되기가 쉽고 인체에 유해한 활성 산소가 늘어나면서 면역체계에 혼란을 가져와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의 유병률이 늘어날 뿐 아니라 각종 해로운 질환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앞서 말한 이유가 이제 분명해졌다. 경제적으로 윤택하여 자신의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일수록 내장비만을 줄이는 노력을 하게 되어 날씬한 체형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비만, 꾸준한 운동과 관리가 예방!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올바른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를 통하여 자율신경의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비만 예방법이다. 특히 적절하게 먹는 것이 좋고 고열량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꾸준한 운동 역시 중요한데 운동을 수행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며, 지방 분해가 이루어지고 몸안에 축적된 노폐물과 땀이 배출되게 된다. 비만한 사람의 운동에 있어서 주의할 점은 갑작스런 강도 높은 운동은 금물이며 가벼운 운동을 장시간 규칙적으로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시간에 많은 힘을 내거나 단시간에 행하는 운동은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나, 가벼운 운동을 장시간 행하게 되면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므로 비만치료에 있어서 더 효과적이다. 소아비만아들에게 적합한 운동으로는 활기차고 지속적인 에어로빅 운동으로서 자전거 타기, 속보, 계단오르기, 크로스컨드리스키(기계이용) 등이 있으며, 무엇보다 재미있고 활기찬 내용이 좋다. 소아에 있어서의 운동은 혼자하는 운동보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으며 최소한 1주일에 3 - 5회, 최대 심박수의 60-75% 정도의 강도가 좋다.
※ 참고 : 최대 심박수는 = 220 - 자기 나이

비만을 막기위한 식사 요령

① 하루 세끼 식사를 균형 있게 규칙적으로 먹는다.

보통 열량섭취를 줄이기 위해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공복감이 커져서 폭식을 하는 원인이 되고, 불규칙한 식사는 위에서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성질을 자극하여 체지방 을 늘이게 된다.

② 식사와 식사 사이에 가벼운 간식을 주어 폭식을 하지 않게 한다.

간식은 하루2회가 적당한데 2회를 합하여 총 열량의 10～15%를 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지방,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음식보다는 우유, 유제품, 과일, 야채 등을 간식으로 준다.

③ 조리법을 바꾸고 대체식품을 찾는다.

- 열량이 적은 음식이나 야채, 채소 등으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하여 아이가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도와 준다.

- 기름으로 볶거나 튀기는 음식보다는 찌거나 삶아서 준다.

- 청량음료 대신 우유, 아이스크림 대신 요구르트, 도넛 대신 머핀, 감자칩 대신 팝콘을 준다.

- 설탕, 꿀 등의 단순당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사탕, 탄산음료, 케이크, 초콜릿 등)은 피한다.

-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게 한다.

- 양은 부족하고 열량이 높은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 가공식품은 적게 먹도록 한다.

- 량은 적게 내면서 배부른 느낌을 주는 김, 미역 등 해조류를 많이 먹도록 한다.

- 식이 짜거나 매우면 식욕이 더 자극되므로 싱겁게 조리한다.

④ 식사 전에 물을 마시거나 과일을 먹는 것도 공복감을 없애주어 폭식을 방지한다.

⑤ 다른 일을 하면서 먹지 않는다.

텔레비젼을 보거나 책을 보면서 음식을 먹을 경우에는 무의식중에 불필요한 섭식을 하게 되거나 과식을 하게 된다.

⑥ 미리 먹을 만큼 따로 덜어서 먹는다.

⑦ 밤늦게 음식을 먹지 않는다.

비만을 예방하는 스트레스 해소법

스트레스는 현대인이라면 시시때때로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에 대한 반응은 자율신경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조절하기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따라서, 건강을 위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마음챙김 명상, 음악치료, 미술치료, 요가 등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 만성통증을 조절하는 심신의학의 방법들이며, 이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면 생활속에서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비만한 사람이나 노인의 경우 무리한 운동을 시작하기 보다는 자율신경을 조절하면서 심장과 관절에 부담을 덜 주는 태극권 같은 심신의학적 방법을 적용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