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저림증

신문이나 TV 등의 제약회사 광고 중 갱년기이후 혈액순환이 나빠져서 손이 저린 분들은 이런 이런 약을 드시면 혈액순환이 개선된다는 등등 광고를 많이 접하게 되어서 인지 손이 저리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은 자신이 혈액순환에 이상이 있다고 믿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본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연세드신 환자분들중에는 중풍의 전조 증상이 아닌가 하여 잔뜩 긴장하는 환자도 있고 또한 중년 부인들은 자신은 한의원에서 임신풍이라고 진단 받았다며 찾아와 손저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환자의 경우 임신 출산 후부터 조금씩 손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 이런 병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주위를 보면 손이 저려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손이 저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흔히들 알고 있는 것 처럼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저림증은 아주 드물고 대개는 손으로 가는 신경이 눌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중에서도 손바닥 가운데로 지나는 정중 신경이 손목 부위에서 눌리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또 다른 신경이 팔꿈치나 내측 손바닥 부위에서 눌려서 오는 질환도 있고 어깨부위에서 눌리는 병도 있다. 뿐만 아니라 손으로 가는 신경은 목척추를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목디스크 부위의 이상이 있을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경이 손목 부위에서 눌리는 소위 손목 터널 증후군은 손저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 질환을 갖고 찾아오는 환자의 대부분은 이미 여러 해 동안 침이나 뜸을 맞아 봤거나 타 의료기관에서 물리치료나 약물, 주사 등 여러가지 치료를 받다가 별 치료효과를 보지 못하고 오는 것이다. 증상의 시작은 손가락 끝이 저리다가 아파지기도 하며 시간이 경과되면 감각이 둔해 질뿐 아니라 운동기능 장애를 초래하는데 엄지의 힘이 없어지고 바느질이나 단추를 채우는 등의 섬세한 동작이 어려워 지고 자꾸 물건을 떨어뜨리는 등 실수가 잦아지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손을 쉬면 좀 나아지는 듯 하다가 운전을 하거나 일을 많이 하면 다시 악화된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환자 자신은 말못할 고생을 겪는다. 많은 환자들은 저린 증상으로 잠을 제대로 못자고 새벽에 깨는 일이 많아진다.

치료는 초기 증상일 경우 약물등으로 하지만 오래 경과된 경우나 심한 증상일때는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2cm 미만의 작은 절개선을 통하여 신경을 누르고 있는 인대를 풀어줌으로서 간단히 끝난다. 수술결과는 매우 좋아서 대부분의 환자가 만족을 한다. 수술 후 수일내에 저린 증상이나 통증이 현저히 줄어들고 감각저하 현상이나 운동 기능장애는 서서히 회복된다. 수술후 열흘이나 2주면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여러해 동안 손이 저려서 잠도 편히 못잤는데 수술 직후부터 편안한 잠을 자게 되었다며 환히 웃는 환자의 얼굴을 볼 때 의업에 종사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질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