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여성이 남성의 2배

여성 4명중 1명 심한 우울증 경험, 여성우울증 환자 5명중 1명만 치료

남성보다 조기발병, 만성화 및 재발위험, 자살시도 높아

월경 전, 임신 중, 출산 후, 폐경기 등 생식주기에 더 취약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유명인의 자살로 인해 받는 사회적 충격과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여성인 경우 우울증 발병위험 만성화, 자살률이 더욱 높아 주의를 요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과 조숙행 교수의 도움말로 여성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 

여성우울증, 실명, 사지마비와 맞먹는 고통

우울증은 여성의 건강한 삶을 앗아가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각종 질환에 의한 건강한 삶의 상실기간을 기초로 한 질병부담에 대한 비교 연구 보고에 의하면, 우울증은 2004년에는 모든 질환 중 3위에 해당되며, 2010년에는 허혈성 심장질환에 이어 2위로, 2030년에는 1위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15세에서 44세 여성에서의 각종질환의 질병부담 중에 1위에 해당되는 질환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의 장애 정도는 고혈압, 당뇨, 관절염, 요통 등과 같은 만성질환의 장애 정도보다 더 크다. 실명 또는 사지마비에 의한 장애와 거의 맞먹을 만큼 크게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 평생유병률, 여성이 남성의 2배

우울증의 평생 유병률이 여성에서 약 20% 정도로 남성의 약 10%에 비해 두 배나 높다. 우울증 발생 빈도의 성별의 차이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이를테면 9~13세 즈음하여 우울증의 발생빈도의 남녀차이를 보이기 시작하여, 사춘기 이후부터 중년기까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보다 조기발병위험이 높을 뿐만아니라 가임기 연령 동안에 우울증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더욱이 여성은 자녀와 부모를 부양하는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의 정신건강은 아동과 노인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 고 있다.

특히, 전체 우울증 환자 자살률이 10~15%에 이를정도로 우울증은 자살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정신장애로 말기보다는 주로 초기에 자살률이 높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시도가 많다.

생식주기에 따라 요동, 주로 불안장애와 섭식장애까지 동반

여성우울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전적 원인과 함께 여성의 생식주기에 따른 월경 전, 임신 중, 출산 후, 폐경기 등과 같은 특정한 시기 동안의 여성 생식호르몬 변화가 영향을 미친다. 뿐만아니라, 외상경험이나 어렸을 때 부모를 잃었거나, 아동기 신체적・성적 학대, 낮은 사회적 지위와 역할, 스트레스 유발사건, 피해경험, 사회성 및 대처능력 저하, 비관적 사고, 낮은 자존심, 지나친 걱정, 억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여성은 스트레스에 유발되는 우울증과 계절의 변화에 따른 우울증이 남성보다 3배 가량 더 많이 발생한다. 우울증의 증상은 남녀가 거의 비슷하지만, 여성에서는 전형적인 우울 증상과는 달리 지나친 식욕증가, 체중증가,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싶다는 소위 수면 과다와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불안과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할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여성우울증에서는 공포증, 불안장애와 식이장애가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우울증의 임상경과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보다 만성적이고, 재발이 많은 경향이 있다. 자살이나 약물오남용의 위험 또한 증가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치료반응에도 남녀의 차이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다.

우울증상의 남녀차이

여성 ＞ 남성 : 비전형적 증상(식욕증가, 체중증가/과수면 등)
여성 ＞ 남성 : 불안장애, 섭식장애의 동반이환율
여성 ＜ 남성 : 알코올 약물남용의 동반이환율
여성 ＞ 남성 : 대인관계 스트레스
여성 ＜ 남성 : 일에 대한 스트레스
여성 ＞ 남성 : 계절의 영향
여성 ＞ 남성 : 만성적, 재발의 위험성
여성 ＞ 남성 : 자살기도

특히, 월경 전, 임신 중, 출산 후, 폐경기 등 여성의 생식주기에 따른 특정한 시기에 여성 생식호르몬의 변화는 기분의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생식호르몬은 우울장애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여러 신경전달물질, 신경내분비계 및 생물학적 리듬을 직간접적으로 변화시켜, 소위 월경전기증후군(또는 월경전 불쾌기분장애), 임신우울증, 산후우울증, 폐경기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우울증상의 남녀차이

그밖에 여성에서만 보이는 부인과적 질환과 수술, 불임, 유산 및 유방암 등의 다양한 상황에서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여성 우울증은 재발이 많고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간과되거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한 우울증은 개인, 가족 뿐만 아니라 사회의 생산성에 막대한 영향을 초래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여성 정신 건강은 공중보건의 주요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도움말┃정신과 조숙행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