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두통! 방심하다 치료시기 놓칠 수도..

두통에 구토증상까지 보이면 뇌출혈 가능성도... 고열땐 뇌수막염·뇌염 의심

평소 두통이라고는 느껴보지 못했던 직장인 김 모씨(46)는 회의 도중 방망이로 내리치는 듯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해 응급실을 찾았다. 뇌 CT촬영 결과 지주막밑출혈로 진단을 받은 그는 응급 뇌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두통은 일생 동안 여자 99%, 남자 94%가 경험할 정도로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두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 같은 일차성 두통이 전체 두통 중 약 90%를 차지하며, 나머지 약 10%는 뇌종양, 뇌출혈 등에 의한 이차성 두통이 차지한다. 오경미 고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은 모두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감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보니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이차성 두통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오경미 교수는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매우 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 실신, 신경학적 이상소견 등이 동반된다면 뇌출혈의 한 종류인 지주막밑출혈을 먼저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지주막밑출혈이란 사람 뇌 실질을 감싸고 있는 3개 뇌막(경막, 지주막, 연막) 중 중간에 있는 지주과 연막 사이에 있는 지주막밑 공간에 출혈이 일어난 것을 말한다. 이 공간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대부분 큰 혈관과 뇌척수액이 지나다니는 통로로 대부분 뇌동맥류 파열과 같은 사망률이 높은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지주막밑출혈로 진단받는 전체 환자 중 50~75%에서 구토, 실신, 의식손상, 경부강직 등 신경학적 이상증상이 동반된다. 하지만 25~50%는 초기에 두통만이 유일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CT와 뇌척수액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심한 두통과 함께 열이 난다면 뇌수막염, 뇌염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들은 대개 심한 두통과 함께 38도 이상 고열과 오한, 구역, 구토 등이 동반되며 간혹 의식저하나 경련발작이 동반된다. 두통은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과 비교할 때 그 강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초기에는 감기증상과 비슷하지만 두통이 점차 심해지고 정도가 심하다면 전문가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두통이 최근에 발생했거나 수주일 이상 지속되면 2차성 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중년 이상에서 새로 발생한 두통, 점진적으로 심해지는 두통, 또는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되는 두통은 뇌종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60세 이상 환자에서는 측두동맥염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측두동맥염은 관자놀이 근처를 지나가는 측두동맥(관자동맥)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두통으로 노인층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동맥염이다.

오경미 교수는 "최근 머리를 다친 병력이 있거나 과음으로 자주 필름이 끊겨 머리를 다친 병력을 모르는 노인, 항응고제 등 출혈 소인을 증가시키는 약물을 복용 중일 때는 경막밑출혈이 아닌지 정확히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