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마음의 병 아닌 뇌의 질환

의심되면 정신과 찾아 치료받아야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성인 10명 중 1명이 일생동안 한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평균적으로 30세 이후의 사람들에게 발병되지만, 요즘 그 발병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노년기에도 발병이 늘어나고 있어 전 연령층에 나타난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노르에피에프린이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제 기능을 못하게 돼 발생하는 것으로 평소보다 말수가 적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지고, 금방 했던 일도 잘 잊어버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어떤 경우에는 기분은 괜찮은데 소화불량, 두통, 목과 가슴에 뭔가 걸린 듯한 답답함, 변비나 설사처럼 몸이 여기저기 아픈 신체증상이 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질병이면서도, 우울증 환자의 약 15%가 자살한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위험한 질병이다.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느냐’ 하는 것보다 ‘우울증이 있는지’ 의 여부가 자살의 예방에 더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이다.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고 치료를 받지 않거나, 낫지 않는 정신병이라는 이유로 쉽게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은 약물로 제때 치료를 받으면 80%이상이나 효과를 볼 수 있는 질병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살에 이르게 할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생활에 활기가 없거나 무기력해지는 현상이 2주간 지속될 경우에는 용기를 내 정신과를 찾을 필요가 있다. 평상시 건강한 생활습관과 적절한 취미활동 등으로 우울증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우울증도 고혈압이나 감기처럼 약물로 치료될 수 있는 뇌의 질환이라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부정적인 사회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문의 |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 02) 920-5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