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증, 방치했다간 사망

혈전증이 뭐길래?

혈전이란, 생체 내부를 순환하고 있는 혈액의 일부가 혈관 속에서 굳어져서 생긴 혈액응괴를 말한다. 폐동맥혈전증은 보통 다리 정맥에 생긴 혈전이 정맥을 타고 심장을 거쳐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는 혈관 ‘폐동맥’을 막으며 생기는 위험한 질환이다. 다른 질환과 달리, 혈전증은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이미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혈전증, 왜 일어나는 걸까?

소위 말하는 정맥혈전은 콜레스테롤에 의한 경우보다, 혈액의 정체나 혈관 손상이 주원인인 경우가 많이 있다. 심장의 펌프 기능을 받지 못하는 정맥은 탄력 근육이 없고 약하기 때문에 작은 요인으로도 혈류가 멈추기 쉽다. 소위 말하는 다리를 꼬고 앉거나,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다리가 붓거나 저린 것도 이런 이유이다.

혈관이 잘 눌리고 중력의 영향을 받는 다리와 골반 내 정맥은 일반적으로 혈전이 잘 생기는 부위다. 하지에서 배 안쪽으로 들어가는 골반 정맥은 앉은 자세를 유지할 시, 혈류가 멈추게 된다. 막힌 정맥은 심장 쪽으로 피를 보내지 못하여 피를 고이게 만들며, 혈전의 생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젊은 사람보다 오히려 노인의 피가 더 빨리 굳는 경향도 있다.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을수록 다리 정맥에 혈전이 생길 가능성 또한 커진다. 특히 비행기와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저산소증으로 인해 평소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의 혈전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비행기 좌석 이코노미 클래스와 같은 좁은 좌석에서 오랜 시간 앉아 있게 되어 발생하는 급사에서 유래된 ‘이코노미 클래스 신드롬’은 비행기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으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혈전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장시간의 자동차 운전이나 책상 업무도 이에 해당한다. 특히 나이가 든 사람들이나, 수술을 받고 난 다음의 환자들,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들, 임산부들, 그리고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혈전증의 발생 위험이 높다.

혈전증, 예방책은 없을까?

오래 앉아있는 직장인과 좁은 비행기좌석에 오래앉아 여행을 하는 여행객의 경우 최소 1시간 간격 이내로 수시로 발목을 위로 젖히는 운동을 해주고, 걷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을 하면, 하지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지도록 돕는다.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은 주기적으로 제자리에서 걷거나 발목을 움직여 하지의 혈액이 심장으로 원활히 가도록 하며,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오랜 기간 고정된 자세로 누워있지 않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 중 하나이다. 오랜 기간 침상에 있어야 하는 경우엔 자주 자세를 바꾸어주어 혈류가 정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려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임도선 교수는 “다리가 붓거나 호흡곤란이 있는 경우 정밀 초음파나 피검사로 수시간 내 진단을 할 수 있다”며, “암을 비롯한 많은 질환이 진단은 쉽게 되어도 치료가 잘 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비해 심부정맥혈전증은 빠르게 진단이 되면 대부분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움말┃순환기내과 임도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