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불청객, A형 간염

A형 간염은 1990년 이전만 해도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이 성인이 되기 이전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져 급성 A형 간염이 발생하는 예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눈부신 사회경제적 성장과 함께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어렸을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줄어들어 항체 없이 성인이 되는 빈도가 급증하였고 이로 인해 최근 급성 A형 간염은 급성간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인이 되었다. 또한 2008년 봄부터 급성 A형 간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A형 간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급성간염이 발생하는 경우를 급성 A형 간염이라고 한다.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전염경로

A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물이나 음식 등의 섭취를 통해 이루어진다. 즉,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체외로 배출되게 되며 이에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게 되면 감염된다. 따라서 가족 간의 전염 이외에도 공동생활을 많이 하는 학교나 직장도 전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A형 간염의 증상

성인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한달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감염자의 80% 정도에서 전신증상이 급격히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주로 발열, 오한, 근육통, 피로감,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또는 우측 상복부의 통증 등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자신이 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단순한 감기로 여겨 감기약 등을 복용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초기의 전신증상은 대개 일주일 이내로 회복되지만 점차 황달이 나타나게 되는데, 우선 소변색이 마치 혈뇨가 있는 것처럼 짙어지고 점차 눈과 피부색이 노랗게 변한다. 황달이 지속되는 기간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대개 1-2주 내로 회복되기 시작하여 1~3개월 내에 정상화되지만 드물게 6~12개월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A형 간염의 위험성

대부분의 환자는 별다른 후유증 없이 회복되나 일부에서는 지속성 간염, 담즙정체성 간염, 재발성 간염 등 비전형적인 과정이 나타날 수 있으며, A형 간염 환자의 0.3~0.5% 정도에서는 전격성 간기능 부전이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대부분 사망한다. A형 간염 환자의 분포를 보면 최근 A형 간염의 발생빈도만 증가한 것이 아니고 A형 간염에 감염되는 환자의 나이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A형 간염 발생 시의 나이가 많을수록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보고들을 보았을 때 A형 간염에 대해 더욱 관심을 두어야 할 것임을 시사한다.

A형 간염의 예방법

위생의 개선이 가져온 현재 추세의 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역시 ‘위생’이다. A형 간염의 주된 감염경로가 사람간의 직접접촉과 오염된 음식물에 의한 간접접촉인 만큼 청결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A형 간염에 대한 감염위험을 줄일 수 있다. 얼마전 신종플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손씻기 등 개인위생에 많이 신경을 쓰면서 A형 간염의 발생률이 감소하였다가 신종플루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면서 A형 간염의 발생률도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던 점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A형 간염의 예방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충분히 익힌 음식과 끓인 물을 마시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위생상태 개선을 통해 모든 감염경로를 차단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아무리 익힌 음식만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 음식 조리를 한 후 다시 요리사의 손이 필요한 경우에는 요리사를 통한 감염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A형 간염 환자의 사망률이 0.3~0.5%로 적어보인다고 하지만 A형 간염에 걸리는 연령이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젊은 성인임을 감안할 때 단순한 수치만으로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다행히 A형간염의 경우 효과적인 예방접종이 개발되어 있어 이를 통해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 시 거의 대부분에서 예방 항체를 획득하게 된다.

도움말┃소화기센터 서연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