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하다! 유방암 Q&A

유방암, 언제부터 임신이 가능한가?

치료 중에도 성생활이 가능하다. 원만한 성생활은 자신감을 갖게 하고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단 항암제를 투약하는 기간에 백혈구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낮다면 감염에 취약하니 한동안 피하고, 임신은 주의해야 한다. 치료 중 생리가 멈춘 것을 폐경으로 생각해 피임하지 않다가 갑자기 임신이 될 수 있으니 반드시 피임한다. 보통 수술 후 2년 내에는 재발과 전이 가능성이 있어 임신을 권하지 않는다. 임신 계획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담한 후 안전하게 아기를 만날 시기를 정한다.

유방암 진단 후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

특별히 좋은 음식은 없다. 암 환자는 균형 있게 골고루 먹어야 한다. 어떤 한 가지 음식이 체내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비만이 유방암 발생률과 재발률을 증가시키니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규칙적인 운동, 알코올 섭취 제한, 저지방 식사 습관은 유방암 재발을 낮춘다. 특히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의 경우 콩 음식에 대한 문의가 많다. 적당한 양의 콩류는 일상적인 식사의 한 부분으로 섭취해도 괜찮다. 그러나 콩류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한 형태인 이소플라본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콩 분말 보조제나 정제는 이 성분이 고농축됐으니 피한다. 된장, 간장 같은 콩 발효식품은 발효 과정 중에 첨가하는 소금 함량이 높으므로 짜지 않게 조금만 넣고 조리한다.

가족 중에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성 유방암은 유전자 변이가 전달되어 생기는 암이다. 가족 내에 유방암이 많이 발생해도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지 않으면 유전성이 아닌 가족성 유방암으로 분류한다. 현재 알려진 유방암 유전자는 BRCA 1과 BRCA 2인데, 암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두 쌍이 모두 건강하면 하나가 손상돼도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하나에 이미 변이가 있으면 나머지 하나만 기능한다. 암을 일으키는 외부 자극에 약해져 나머지 하나에 변이가 생기면 암이 생기는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유전자가 유방암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50~60%는 BRCA 1, 2에 의해 발생한다. 이 같은 변이는 엄마에서 딸뿐 아니라, 아버지에서 딸 또는 아들로도 유전될 수 있다. 양측 부모 모두의 친척에서 유방암이나 난소암 병력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암예방을 위해 절제해야 하나?

유전자 검사는 혈액 채취로 간단하게 이뤄진다. BRCA 1, BRCA 2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더라도 모두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변이만 없애는 치료법은 없다. 일반인보다 더 이른 나이에 자가검진을 하고, 고위험군 여성은 유방암 발생 억제를 위해 항호르몬 제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유방 절제술과 난소 절제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방 조직은 흉벽에 널리 분포돼 때로는 겨드랑이나 쇄골 위, 복벽 상부, 피부 등에도 생겨 유방암이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예방적 난소 절제술은 35~45세 사이 출산이 끝난 경우 권유한다. 난소암을 약 97% 예방할 수 있고, 유방암 위험도 50%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 마찬가지로 복강 내 남아 있을 수 있는 난소 조직에서 난소암이 발생할 수 있어 난소암을 100% 예방할 수는 없다.

수술한 지 몇 년 지났는데도 림프부종이 있다면?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하고 연부 조직에 오래 머물러 조직이 팽창된 상태다. 유방암 수술 후에는 한쪽 팔이 붓는다. 세균 감염 가능성이 커지고, 오랫동안 치료 없이 방치하면 조직의 섬유화로 딱딱해져 림프액 이동이 더 어려워진다. 림프액의 흐름을 촉진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약이나 수술은 안타깝게도 없다. 부은 팔을 심장보다 높이 올려 중력으로 부종을 감소시킨다. 마사지, 압박붕대, 운동, 피부 관리 등을 한다. 재활의학과에서 마사지법, 압박붕대 감는 법 등을 직접 배우길 권한다.

통증이 심하다면 림프관염이나 봉와직염 등 2차 감염이 생겼거나, 암 재발과 관련 있을 수 있으니 주치의와 상의한다. 수술받은 쪽 팔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주의한다. 벌레에 물리지 않게 하고, 시계나 반지 착용도 피한다. 뜨거운 찜질이나 사우나는 림프액 생성을 증가시키니 자주 하지 않는다.

유방암으로 내 삶이 무너지는 것 같다면?

유방암 치료를 받으면서 크고 작은 신체 변화에 마음까지 다치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사회에 복귀할 수 있을지,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되진 않을지 등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렇게 걱정이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루 종일 머릿속에 가득 차 본인뿐 아니라 옆에 있는 가족도 괴롭히곤 한다.

투병 기간이 길어지거나 예후가 나쁜 유방암 환자들은 우울한 감정이 심하다. 이때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으면 좋은데 편견 탓에 시기를 놓치고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에서는 암 치료에 정신건강 진료를 필수로 하고 있다. 암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가 삶의 질 및 생존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가벼운 불면, 우울, 불안 등의 초기 증상은 상담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약물이 필요한 경우라도 증상 조절을 위해 대부분 단기간에 끊을 수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권한다.

도움말┃유방내분비외과 유지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