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스트레스

사례 1#

최근 악화되는 경제상황속에서 직장인 강모씨(40대)는 남모르게 속을 끓이고 있다.

다른 게 아니라 작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투자한 펀드가 연일 하락하면서 그 동안 모은 돈을 까먹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할 때 이야기는 들었지만 오른다는 말만 듣고 산 강모씨는 떨어지는 주가와 펀드에 연일 시린 가슴을 쓸어내린다. 특히나 아내 몰래 투자한 돈이기에 더더욱 가족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생긴 것이다.

하루 종일 인터넷을 통해 주식과 펀드가격을 확인해 보는 것은 물론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경제관련 뉴스만 봐도 가슴이 뛰고 안절부절 못하며 결국에는 며칠간 잠을 자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

사례 2#

최근 직장을 잃은 김모씨(50대)는 커가는 자식들 때문에 경제적 압박감에 시달려왔다.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으로 자존심이 크게 상하고 부인과 자식들과 사소한 문제로 잦은 말다툼이 생기면서 결국 가족과 떨어져 지내기로 했다. 그 동안 일했던 직장을 잃은 고통과 함께 가족마저 떠났다는 상실감에 더욱 큰 상처를 받은 김모씨. 하지만 평소 직장과 가정만 챙겼던 김씨는 자신에게 닥친 스트레스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모든 것을 잃을 것만 같은 두려움과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혈압이 오르면서 소화도 잘 안되고 온몸에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을 하기에도 벅차다고 느꼈다.
 

최근 악화되는 경제 환경과 주식, 펀드 등의 하락으로 인하여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거나 가정의 불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고통은 여성들보다 남성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지만 적극적인 표현이 어려워 심적 부담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의 긴장을 유지시키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개인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스트레스는 불안, 우울 등과 같은 심리적 증상뿐만 아니라 신진대사의 감소, 소화불량, 근육의 긴장, 혈압상승 등 신체적인 증상을 유발하기도 하며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적절한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극도의 심리적 압박감을 줄 수 있으며, 개인의 노력이나 의지로 해결하기는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좌절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발생시킨 현상이나 문제를 달리 바라보려는 시각의 변화가 중요하다. 즉 자신에게 닥친 문제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운동이나 게임, 사교모임 등을 통해 문제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주위로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자신이 감당하기 힘겨운 스트레스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마음의 병을 만들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낀다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과 고영훈 교수
 

등록일: 2008-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