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싸개 혼내지 말고, 치료해주세요

모욕감 등은 우울증, 자신감 상실, 성격장애 유발

애정과 격려로 함께 이겨나가야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를 가진 주부 김모씨(37세)는 매일 밤 오줌을 싸는 아이를 학교수련회에 보내야 하는 지가 요즘 가장 큰 걱정이다. 딸아이는 태어나서 밤 중에 기저귀를 적시지 않은 날을 손으로 꼽을 정도로 심각한 오줌싸개 증상을 보여 왔다. 시어머니도 “아이들은 원래 늦게 오줌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면서 괜찮다고 했지만 다른 아이들은 기저귀를 떼자마자 가린다고 하는데 유치원때 까지도 가리지 못했다. 한번은 속옷을 3번도 넘게 갈아입힌 적도 있어 야단도 쳐보고 한의원에서 약도 지어먹이고 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요즈음도 딸아이는 밤에 기저귀를 채워서 재우는데 이번 수련회에 기저귀를 차고 갈 수도 없고 안채우고 가자니 불안하고 해서 아예 수련회를 가지 말라고 하니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결국에는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야뇨증이란?

야뇨증이란 일반적으로 소변이 밤에 자는 동안에 무의식적으로 배출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치료의 대상이 되는 야뇨증은 5세 이상의 연령에서 적어도 3개월이상 계속하여 한달에 2번이상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야뇨증은 태어난 후부터 한번도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계속 밤에 오줌을 싸는 일차성 야뇨증과 최소한 6개월 이상 소변을 가리던 시기가 있었다가 다시 오줌을 싸는 이차성 야뇨증으로 나눈다. 이차성 야뇨증은 동생이 태어났다거나 이사, 입학이나 전학, 부모의 이혼, 심하게 혼이난 경우 등 심리적 영향에 의한 2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야뇨증은 밤에 오줌을 싸는 증상만 있는 단일증상성과 주간의 빈뇨, 절박요실금 등을 동반하는 다증상성으로 나누는데 보통 야뇨증이라 함은 일차성 단일 증상성 야뇨증을 말한다.

부모가 야뇨증이었으면, 자녀도 확률 높아

야뇨증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쪽 부모가 모두 어린 시절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 자녀의 77%에서, 부모중 한쪽만이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는 자녀의 44%에서 야뇨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부모가 모두 정상이었던 경우라도 자녀에게서 야뇨증이 나타날 확률은 15%정도가 된다.

방치하면 우울증, 성격장애 유발할 수 있어

야뇨증은 5세전후 소변조절기능이 완성되면 대부분 소실되며 이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소실된다. 이로 인해 불과 10년전만해도 야뇨증은 거의 치료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즈음은 아이를 적게 낳고 잘 키우려는 세태와 함께 맞벌이 부모가 많아짐에 따라 야뇨증 환아보다 부모가 받는 스트레스가 더욱 심한 경우도 많다. 또한, 야뇨증이 있는 어린이들은 밤에 오줌을 싼다는 두려움 때문에 또래들과 함께 캠프나 수련회를 가지 못하는 등 단체 생활에 커다란 지장을 받는다. 또 친척집 등에 가서 자는 것도 기피한다. 야뇨증 어린이는 또래 아동들로부터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야뇨증 때문에 부모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받은 어린이들은 주눅이 들어 기를 못 펴는 복종적인 어린이가 되거나 반대로 부모에 반항적인 어린이가 된다. 또한 아이는 자신감을 잃어 생활 전반에 걸쳐 위축되고 소극적인 성격이 되며 심하면 우울증까지 걸릴 수 있다. 특히 주간 요실금을 갖고 있는 어린이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야뇨증의 치료원칙

야뇨증의 발생원인에 따른 치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3대인자인 수면중 각성장애, 야간 요량과 방광용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즉, 야뇨증 어린이들의 부모가 가장 흔히하는 이야기는 잠이 너무 깊어서 흔들어서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수면 중 각성장애를 치료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야간 소변생성량과 어린이의 방광용적을 측정하여 정상방광 용적보다 작으면 방광용적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고 어린이의 최대방광용적보다 야간 요생성량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의 원칙이다. 수면 중 각성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항우울제나 야간경보기를 이용하고 방광용적을 늘리기 위해서는 항콜린성 약물, 방광훈련, 주간수분섭취량 증가 등이 효과적이며 야간 요량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저녁시간이후 수분섭취감소나 항이뇨호르몬제제를 이용한다.

약물, 행동요법 등으로 치료 가능

1. 약물요법

- 항우울제 : 일종의 정신과 약물로 30~60%가량에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방광의 용적을 늘려주고, 수면의 깊이를 감소시켜 잠에서 쉽게 깨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부작용으로는 식욕부진, 성격변화, 소화기 장애, 홍조, 입이 마르는 증상 등이 있으며, 간혹 심혈관계에 대한 과도한 억제로 빈맥, 발작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사와 상담 후 사용하여야 하며, 부작용이 나타날 때는 바로 투여를 중지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그 사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 항콜린성 제제 : 단일증상성 야뇨증 치료에 단독으로 쓰이는 일은 거의 없으며, 야뇨경보기나 항이뇨호르몬제의 치료 결과가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낮에 빈뇨, 절박뇨실금 등의 증상이 함께 동반되는 다증상성 야뇨증이나 기능성 방광용적이 작은 경우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 항이뇨호르몬 제제 : 우리 몸에서는 뇌로부터 항이뇨호르몬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소변을 농축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체내의 수분양을 조절하게 된다. 항이뇨호르몬(ADH)의 분비는 낮과 밤 동안 그 분비 정도가 달라 일주기성을 갖는데, 정상 어린이의 경우는 야간에 혈액 내 항이뇨호르몬(ADH)의 양이 증가하여 소변의 생산을 감소시키므로, 밤에 화장실에 가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야뇨증 어린이의 경우 항이뇨호르몬이 존재하기는 하나 정상어린이에서처럼 야간에 그 값이 상승하지 않아 낮과 비슷한 정도로 소변을 많이 만들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야간의 뇨생산이 방광의 용적을 초과하게 되고, 밤에 잠에서 깨 어나지 못하면 야뇨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것은 최근 과학적으로 증명되 어 현재 야뇨증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야뇨증 어린이에서 야간에 정상적인 항이뇨호르몬 분비 증가가 없어 생기는 야간다뇨가 야뇨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야뇨증의 치료제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항이뇨호르몬제는 대개 70-80%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며,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와 먹는 알약의 두가지 종류가 있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하지만, 드물게 수분의 체내축적으로 인한 전해질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 약을 투여하는 중에는 자기 전에 과도한 수분을 섭취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2. 행동요법

행동치료의 하나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야뇨경보기이다. 야뇨경보기는 잠옷에 부착시키도록 고안된 장치로 오줌을 싸면 경보기가 울리게 되어 잠에서 깨게 된다. 이것은 조건반사를 이용한 치료법으로 자꾸 반복하면 나중에는 방광에 소변이 찼을 때, 배뇨가 일어나기 전에 스스로 일어나 소변을 보는 습관을 몸에 익히게 한다. 일단 치료에 성공하면 매우 효과적이며 재발율도 적으나 실제 시행이 어렵고,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 밖에도 방광용적을 늘리는 운동이나 저녁식사 후에는 가급적 음료의 섭취를 제한하는 등 식생활 습관의 변화, 자기 전에 꼭 화장실에 다녀오도록 함으로써 야뇨증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야뇨증 자녀 있다면 이렇게 하세요

아이가 마음을 편히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자신이 느끼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아이에게 혼자만 오줌싸개인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이 밤에 오줌을 싸는 어린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들 알려주는 것이 좋다. 야뇨증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이므로 야뇨증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특히 아이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밤에 오줌을 싼 후에 아이를 야단치거나 모욕감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밤중에 아이를 깨워서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분노를 생기게 하거나 상태를 악화시키므로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중단하도록 하고, 기저귀를 채우는 것도 그만두어야 한다. 어린이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달력에 오줌을 싸지 않은 날에는 스티커를 붙여주는 등의 방법으로 어린이를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비뇨기과 문두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