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부서 곳곳을 순찰중이던 박병수 안전요원의 벨이 울린다. 병동간호사의 긴급 호출이다. 술에 취한 환자보호자가 소란을 피우다 병실내 몸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가까스로 사태를 진정시켰지만 취중에 휘두른 주먹은 안전요원의 얼굴을 강타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하지만 아픔보다는 다른 환자들이 다치지 않고 상황이 종료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병원의 안전을 지키며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안전요원실이다.24시간 병원의 안전을 담당총무팀 소속의 안전요원실은 수위장(이용희)을 비롯하여 19명이 3개조로 나뉘어 3교대 근무로 병원의 24시간을 지킨다. 각각 정해진 근무 위치-신관, 본관 엘리베이터앞, 중환자실,지하1층, 신관앞, 정문초소에서 안내, 순찰을 하고 있다.
 

떨어져 있지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서로서로 상황연결을하며 그물망처럼 병원의 곳곳을 통제하고 있다. 정해진 자리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항상 예상 가능한 업무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밤에는 노숙자들이 올때도 있고 술취한 채로 응급실에 와 소란을 피우는 일, 직원들이 과의 열쇠가 없다고 문열어달라고 하는 사소한 일부터 이미 퇴원해 버린 환자를 병문안 왔다가 가족들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 교수님을 만나게 해달라 등등 때론 해결해주지 못하는 일로 언성을 높이는 내원객들에게 마냥 웃음띤 얼굴로 대하기어려울 때도 많다. 하지만 병원을 처음과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이곳에서 내 태도가 구로병원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생각 때문에 언짢았던 생각은 이내 떨쳐 버려야 한다.
 

공사후 넓어진 병원을 순찰하고 안내 해야 하기에 더욱 발걸음이 분주해졌지만 그 와중에도 김규석 안전요원이 친절직원으로 선정되는 등 팀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구수회라는 모임도 결성해 20여년 넘게 팀내 동료들뿐 아니라 타부서 동료들의 경조사를 챙겨주는 등 직원간의 화합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용희 수위장은“리모델링 후 담장이 없어지고 넓어져 환자들 안전문제와 입,출입 관리가 어려워 더 많은 신경을 쓰고 근무해야 하고 보안관리에도 더 철저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심히 일해도 뭔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나오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드물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답은 의외였다. 환자, 직원들의 고맙다는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한다. 퇴원할 때 음료수를 건네시는 환자분. 제주도에 사신다며 한번 꼭 오라며 주소를 주고 가시는 분들. 이런 분들의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에 안전요원실 팀원들은 오늘도 밝고 힘찬 미소로 고대구로병원의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