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어지럽다’는 기분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어지럽다’를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이 정신이 흐리고 얼떨떨하다’로 정의하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양상의 어지럼을 ’현훈(眩暈)’ 또는 회전성 어지럼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그 외의 어지럼을 비회전성 어지럼이라고 통칭하고 있다.

▷ 어지럼증의 원인과 증상

회전성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귀 안의 전정계라는 기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가장 흔한 것은 이석기관의 이석(耳石)이 떨어져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양성돌발성체위변 환성현훈이고 이외에도 전정신경이 마비되어 발생하는 전정신경염, 달팽이관 안의 내임프액의 압력이 증대되는 니에르질환이나 드물게는 뇌졸중, 뇌종양 등의 중추신경계 장애로 인한 어지럼증이 있다. 또한 편두통과 연관된 어지럼증과 특정자세에서 어지럼이 유발되는 공포성체위성어지럼증 등이 있다.  비회전성 어지럼증의 경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아찔아찔하고, 붕 떠있는 느낌이 들며 심하면 실신까지 하기도 하며, 손발이 저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을 동반하기 도 한다. 이 경우 주로 스트레스, 과호흡, 부정맥 등이 문제가 된다. 어지럼증의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하고 감별이 힘들고 복잡하지만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는 원인에 의한 것이 많다.

▷ 다양한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 필요

어지럼증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이(耳)과학적 및 청력검사, 신경학적검사와 전정기능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며 어지럼증의 양상, 기간, 유발요인 및 동반되는 증상에 대한 자세한 병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중이 및 내이의 병변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이비인후과적인, 특히 귀에 대한 검사가 필수적이다.
어지럼증 환자의 경우 일차적으로 안진검사와 동적자세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안진이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으로 의사는 비디오카메라를 통해 이를 관찰하게 된다. 우리가 균형을 잡는 행위는 눈으로 보는 시각적 정보와 발바닥이 느끼는 감각적 정보, 그리고 전정계에서 보내는 중력에 대한 정보를 뇌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이루어지는 행위로서 이들은 모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만일 양측 전정계에 불균형이 있는 경우에 시각적 정보를 받아들이는 안구의 움직임에 병적인 운동이 생기게 되고 이를 안진 검사를 통해 측정함으로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전정계의 문제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안진검사는 고정된 자세뿐만이 아니라 머리의 위치를 변화시키면서도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전정계 중 세반고리관이나 전정신경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추측한다.
 

이중 머리를 움직여 특정한 자세를 유지할 때에 발생되는 안진을 검사하는 것을 두위안진검사라하며 머리를 빠르게 움직여 전정계에 자극이 전달되어 발생하는 안진을 검사하는 것을 두위변환안진검사라 하고 머리회전을 시킨 후 나타나는 안진을 관찰하는 검사를 두진후안진검사라고 한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정계, 시각계, 체성감각계로부터 뇌로 보내지는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검사가 동적자세검사다.
2차적인 검사로 전기안진검사, 온도안진검사, 회전의자검사, 전정유발근전위 등이 있다. 전기 안전 검사는 안구주위에 전극을 장착해 안구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검사로 안구운동을 그래프로 기록해서 정량적으로 분석하게 된다. 온도안진검사는 양쪽 귀에 찬물과 더운물을 교대로 넣어 전정계 중 세반고리관의 측반고리관을 자극하여 기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회전의자검사는 어두운 암실속에서 의자에 앉은 자세로 시행하는 검사로 전정안반사 외의 비정상적인 안구움직임이 있는지를 측정하는 검사다. 전정유발 근전위는 소리자극에 따른 귀의 가장 안쪽에 있는 내이속의 구형낭이라는 기관의 흥분에 의해 나타나는 경부근육의 수축을 측정함으로서, 구형낭과 하전정신경, 전정-척수 반사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외에도 뇌신경 이상 증상이 동반되거나 지속적이며 회복되지 않는 어지럼을 호소하거나 두통, 의식장애, 보행장애를 보이는 경우에는 뇌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해 중추성 어지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뇌신경 이상•지속적 어지러움 호소땐 MRI 검사 추가
▷ 원인에 따른 다양한 치료법
 

다양한 검사들을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이 밝혀지게 되면 각각의 원인에 따른 치료가 이루어지게 된다. 세반고리관 안에 있는 이석이 비정상적인 곳에 위치함으로 생기는 돌 발성체위변환성현훈이라는 질환의 경우에는 각 세반고리관의 위치에 따라 이석을 정상적인 위치로 돌려놓는 적절한 이석치환술을 실시해야 하며 내이내의 압력상승에 의한 메니에르질환의 경우에는 압력을 낮추는 약물요법 및 화학적 미로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어지럼증의 급성기에는 필요에 따라 입원 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며 급성기 이후의 전정신경염이나 만성적인 어지럼증의 경우 약물요법 및 다양한 전정재활치료를 실시한다. 동적자세검사 및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전정재활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 신경과 및 신경외과와의 유기적이며 즉각적인 협진을 통해 원인에 대한 치료와 어지럼증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어지럼증 환자를 위해 다양한 교육용 질환 안내책자와 전정재활치료지침 및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어지럼증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증상이 다양하여 환자분들을 힘들게 하는 질환이지만 분명 원인을 밝힐 수 있고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의 어지럼증 클리닉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로 어지럼증 환자의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글┃이비인후과 채성원 교수
메디컬업저버 김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