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구로병원은 10여년 전부터 각 외래 진료과 별로 질병 특화된 진료를 시작해 오고 있다. 현재 25개 진료과에 100여 개의 클리닉이 개설돼 있는데, 특히 녹내장클리닉, 통증인터벤션클리닉, 어지럼증클리닉, 척추측만클리닉, 당뇨성창상클리닉은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대표적 클리닉이다. 또한 여러 임상과와의 협력을 통한 전문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심혈관센터, 소화기센터, 유방암센터, 당뇨센터는 특성화센터로 주목받고 있다. 환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센터의 경우 센터의 이름을 듣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고, 클리닉은 의사의 이름을 알고 찾아오는 경우가 더 많다. 이달 초 취임한 김우경 신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진료의 특성화와 균형 있게 발전시킬 것이며, 이를 위해 이미 경쟁력을 갖춘클리닉과 센터는 병원의 핵심 분야로 키우고, 그에 비해 미흡한 클리닉, 센터는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년 진료 노하우
 

고대 구로병원 녹내장 클리닉에서는 녹내장 여부를 시력,안압측정, 시신경검사, 시야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고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약물, 레이저 및 수술 등의 요법으로 치료하는데,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녹내장 수술을 시행한다. 녹내장 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안과 김용연 교수는 20년 가까이 녹내장 진료와 수술을 해왔으며, 지난 4월 환자와 보호자들이 궁금해 하고 꼭 알아두어야 할 정보를 눈의 구조부터 생활습관 개선까지 쉽고 상세히 설명한 ‘녹내장의 모든 것’을 발간하기도 했다.
 

녹내장, '완치'보다 '관리'라는 관점에서 다루어야

녹내장은 40세 이상 인구의 4~5%를 차지할 정도로흔 한 질환 이 다 . 의학적으로 녹내장은 녹내장성 시신경질환(glaucomatous opticneuropathy)을 의미하며, 녹내장성 시신경질환을 유발하는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는 안압이다. 안압이높고 낮은 정도는 절대적인수치로 나누지 않고 환자에 따라 상대적인데 어떤 환자에게는 정상인 안압이 다른 환자에게는 녹내장성 시신경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압이 정상범위에 있으나 시신경에 녹내장성 변화가 오는 정상안압녹내장의 비율이 특히 높다. 녹내장성 시신경 이상이 생기게 되면 그에 따른 시야 이상이 발생하게 되며, 치료 없이 계속 진행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이 많이 진행된 경우는 특징적인 소견을 보이므로 비교적 진단이 쉬우나 초기인 경우는 정상인과 감별이 쉽지 않아 진단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반면 이미시신경손상 및 시야 이상이 많이 진행된 경우 발견되면 평생 시야손상을 가진 상태로 지내야 한다. 따라서 초기진단이 중요하다. 일단 녹내장으로 인하여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면 이를 회복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녹내장을가능한 한 초기에 발견하여 최대한 진행을 억제하는 것 녹내장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녹내장 치료의 목적은 병이 있기 전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아니라 현재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치’보다 ‘관리’라는 관점에서 다루어야 하는 질환이다. 녹내장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 레이저, 그리고 수술이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약물치료를 먼저 시도한 후 효과가 없으면 레이저 치료 혹은 수술 치료를 하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는 약물을 점안하면서 장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만성질환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또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으므로 대학병원 클리닉을처음 찾는 환자 보다는 1차 의료기관을 거쳐 클리닉을 찾는 경우가 많다. 즉 1차 의료기관에 처음 방문한 환자가녹내장이 의심되어 종합병원 녹내장 전문가에게 의뢰되는 프로세스가 된다.

1차 의료기관과 긴밀히 연계해 환자편의 및 치료효과 강화
 

고대 구로병원 녹내장 클리닉에서는 이러한 녹내장 환자의 특징을 고려하여 1차 의료기관에서 의뢰된 녹내장의심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방법을 결정한 후 다시 1차의료기관으로 회송하는 연계 전략을 쓰고 있다. 대학병원을 자주 찾는데 따른 환자의 불편함도 줄일 수 있어서 다목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대학병원보다는 1차 의료기관을 찾는 것을 좀 더 편안해 하기 때문에 환자가 본 클리닉을 방문하는 것을 최소화 하고, 첨단기기로 진행한 후 그 결과를 1차 의료기관에 통보해 주면, 1차 의료기관은 그 결과를 참고하여 약물처방 및 안압측정을 주기적으로 하게 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치료를 받게 된 환자의 경우 1년에1~2회 정도 본 클리닉에서 검사기기로 녹내장의 진행 여부를 판단하고, 진행하지 않는 환자는 계속 1차 의료기관과 연계하여 치료하며, 만일 진행하는 환자의 경우 본 클리닉에서 전담하여 치료한 후 다시 환자가 안정화 되면재회송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방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본 클리닉의 진단•치료 방법과 1차 의료기관의 진단•치료 방법의 화다. 녹내장이란 병 자체가 정형화되어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마다 그리고 의사마다 진단, 치료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따라서 "고대 구로병원 녹내장 클리닉에서는 환자를 이렇게 단•치료하고있습니다"라는 것을알리기 위해 매년 1회‘개원의를 위한녹내장 postgraduatecourse’를 마련하고 1차 의료기관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또한‘녹내장의모든 것(고려대학교출판부)’이라는 책을 발간하여 연계되어 있는 1차 의료기관에 배포해 표준화된 진단 및 치료를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그림 3>.그밖에 가능한 한 자세한 진단 소견을 적어 1차 의료기관에 회신함으로써 검사결과 등을 공유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추후 유사한 녹내장 환자가 1차 의료기관에 방문하였을 때 진단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하고있다. 녹내장 치료의 성패는 환자가 녹내장을 얼마나 잘이해하고 있으며, 얼마나 약을 잘 점안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환자의 녹내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책‘녹내장의 모든 것’을 발간했으며, 방문시마다 환자에게 약을 보여주고 확인하고 있으며<그림 4>, 약물점안스케줄 및 방법을 따로 설명서로 만들어 적어주면서 설명하고 있다.

글┃안과 김용연 교수
메디업저버 김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