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륵. 배시시 웃고 있는 까까머리 아이가 휠체어에 앉아열린 문으로 빠끔히 쳐다본다. 머리에는 뇌수술 자국이 선명하지만 반짝이는 작은 눈은 영락없는 개구쟁이 사내아이다. “선생님~ 아직멀었어요?”,“ 에이~삼십분만 더 있다가 오라니까.”“못 기다리겠어요. 헤헤……”,“ 그래, 여기서 선생님하고 놀면서 기다리자.”남촌드림클래스 미술치료의 첫 학생이다.

■ 희귀난치질환 어린이와 호스피스환우를 위한
 

사회사업 프로그램실 2008년 3월 GS그룹 허창수 이사장이 설립한남촌 재단에서 후원하여 고대 구로병원 본관 8층에 만들어진 남촌드림클래스는 희귀난치질환 어린이와 호스피스환우를 위한 사회사업 프로그램실이다. 알록달록 예쁜 그림들, 동화책이 가득한 책장, 갖가지 장난감, 컴퓨터, 게임기까지. 흡사 꿈 많은 아이의 공부방 같은 이곳은병원의 냄새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어린아이들이 틈나는 대로 놀러와 시간을 보내고 가는 이유이다.

■ 다양한 학습활동으로 성취감과 심리적 안정 제공
 

남촌드림클래스에서는 장기간의 치료로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희귀난치성질환 어린이들이 아픔을 잠시 잊고 또래와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해 성취감과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사회사업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아이들은 음악치료, 미술치료, 웃음치료, 치료레크리에이션, 심리치료, 영어교실, 컴퓨터교실 등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각종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와 어린이날 등 특별한 날에 스타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답답한 병원생활을 잊게 해주는 소중한 추억을 갖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2008미스코리아와 드림파티를 함께 했고, 올 2월에는 드라마‘카인과 아벨’출연진 신현준, 채정안과 함께‘사랑과 나눔의 손’조형물을 제작했다. 이 작품에는 아픔을 이겨내고자 하는 어린이들의 희망과 꿈이 담겨 있어 소아청소년과 외래에 소중히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음악치료와 미술치료.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마음을 열어가는 법을 배우고, 속상한 마음과 소망 등을 그림 속에 자유롭게 풀어내어 즐거움과 안정을 찾아갈 수 있어 인기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희귀난치병으로 힘들어 하는 많은 아이들이희망을 갖게 되었고, 지역사회 다른 기관까지 연계하여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퇴원하고서도 외래 방문일에 맞추어 이곳을 찾는 아이들까지 생길 정도이다. 남촌드림클래스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이들은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호스피스환우들을 위한 음악치료, 미술치료, 웃음치료 및 사회사업개별 및 가족상담, 가족영화상영, 생일파티, 사별가족모임 등도 운영하고 있어 임종을 앞둔 말기환자들과 가족들의 불안을 감소시켜주고 다가올 큰 고통을 덜어준다. 여러모로 가장 힘든 순간을 함께 해주는 고마운 곳이다.

■ 약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 도움으로 운영
 

모든 프로그램은 완화의료센터의 책임 아래 약 30여명의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 자원봉사자들은 각 프로그램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며, 이들의 미소와 아름다운 마음이 남촌드림클래스를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이곳을 전담하고 있는 백경미 의료사회복지사는“아무리 의술이 발달해도 약이나 수술로 치료할 수 없는 것이 바로‘마음’입니다. 오랜 투병생활로 힘들고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품어주기 위해 이곳이 존재하는 것이죠.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이들에게는 여기가 희망의 장소입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바로 이런 마음들이 모여 작은 유리문 하나 너머로 희망과 꿈이 가득 찬‘드림클래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 신청 : 해당 병동(53,70.71,80) 간호사실(희귀난치질환 환아를 우선)
* 문의 : 의료사회사업팀 백경미 의료사회복지사 (02-2626-2808)